2016년 10월 24일 월요일

2016 통영 ITU 트라이애슬론월드컵대회 참가 후기

올해 목표인 트라이애슬론 올림픽코스 완주를 위하여, 통영 트라이애슬론대회에 다녀왔다.

모든게 처음인대다가 혼자서 꾸역꾸역 준비하다보니, 모르는게 많아서 고생스러웠다. 더구나 10월에 접어들면서 야외 훈련을 하기에는 날씨가 추웠고, 지독한 목감기가 낫지 않아서 10월에는 훈련을 거의 하지 못하였다(그럴싸한 핑계. 사실은 게을러서 그렇지. ㅎㅎ). 우선, 트라이애슬론 대회에 참가하려면 준비물이 많이 필요한데, 빠트린것이 없는지 꼼꼼히 챙겨야한다.

트라이애슬론 대회 준비물

  • 사이클(로드 자전거)
  • 사이클 헬멧
  • 경기복
  • 웻슈트
  • 수경
  • 타월
  • 물병
  • 스포츠 고글
  • 러닝화
  • 클릿슈즈(Optional)
  • 에너지젤(Optional)
  • 바셀린(Optional)
스포츠 고글도 반드시 있어야하는 건 아니지만, 내 생각에는 장시간 사이클 라이딩을 하려면 안전상의 이유도 있고 하니 구비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클릿슈즈는 기록에 상관없이 완주가 목적이라면 그냥 일반 운동화에 평페달로도 충분하니 없어도 된다.

경기복은 여기에서 구매(18만원)했는데, 대회장소에 싼 경기복(2만원)을 파는 곳이 있었다. 경기복이 생각보다 비싸서 큰맘먹고 질렀는데, 그걸보고 나니 마음이 아프다. 에너지젤도 대회장에 파는 곳이 있어서 레몬맛으로 현장에서 2개 구매하였다. 개당 3천원?5천원? 까먹음.

웻슈트는 여기에서 렌탈했다. 3만원.

준비물을 주섬주섬 챙겨보니, 평소 메고다니는 가방에 다 안들어간다. 다행이 예전 스노우 보드탈때 샀던 큰 보드 가방이 있어서 거기다가 넣어갔다.

차량 없이 자전거 통영까지 가지고 가기

이번에 경기 외적으로 가장 고생했던 점은 자전거를 통영 대회장까지 가지고 가는 것이었다. 준비물때문에 짐도 많은대다가 자전거까지 가지고 이동하려니 2중고이다. 더구나 차도 없어서, 이것들을 통영까지 가지고 가는 것도 꽤나 벅차다. 

결론만 말하자면, 고속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통영행 표를 사서, 버스에 타기전에 자전거를 버스 짐칸에 실으면 끝이다. 고속버스터미널까지 가는 길은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버스터미널이 집에서 가까우면 자전거 타고 가면 될듯하다.
  • 집 ->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지하철)
  •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 통영 종합버스터미널(고속버스)
  • 통영 종합버스터미널 -> 숙소(택시)
저렇게 이동하였다. 택시에 자전거를 실을때는 앞바퀴를 탈거하고, 뒷좌석에 넣으면 들어간다. 숙소는 대회 한달전에 알아보았는대도 근처 민박집이나 호텔등이 모두 매진되어있었다. 다른 숙소는 대회장에서 너무 멀어서 차가 없는 나에겐 적절치 못하다.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Airbnb를 검색해보았는데, 운좋게 대회장에 가까운 민박집이 남아있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숙소 바로앞 교차로가 사이클 코스 1번 반환점이었다. ㅎㅎ

대회 전날 등록, 자전거 검차 및 거치

온라인으로 대회 접수를 완료 했으면, 대회 전날에 해양스포츠센터에 등록해야한다. 통영 해양스포츠 센터에 가면 접수장 안내판이 있으니 그것을 보고 갔었다. 등록 절차는 다음과 같다.
  • 벽에 붙은 접수자 명단에서 본인 배번호 확인하기
  • 서약서 작성
  • 신분증과 서약서 제출 및 등록
등록을 하면 손목 밴드를 붙여주는데, 이것이 통영 트라이애슬론 대회 참가자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대회가 끝날때까지 착용하고 있어야한다. 의도적으로 빼지 않는 이상 잘안빠지므로 실수로 잃어버릴 걱정은 안해도 될듯......

손목 밴드를 차고, 등록 물품을 받으러 가야한다. 본인의 배번호가 적힌 비닐 가방을 주는데, 거기에 대회 진행에 필요한 필요 물품들이 들어있다.
  • 수모
  • 경기복용 배번호 2개 및 옷핀(앞, 뒤 착용/레이스 벨트가 있으면 하나만 쓰면된다.)
  • 사이클 헬멧 부착용 스티커용 배번호 3개(좌, 우, 정면 부착)
  • 케이블 타이 및 사이클 부착용 스티커용 배번호 1개(안장 밑에 부착)
  • 기록칩(찍찍이 타입이라 분실하지 않도록 유의, 발목에 착용)
  • 헤나번호(몸에 배번호 문신하는거)
  • 티셔츠(기념품)
  • 경기 안내 책자
물품 확인하고, 자전거 검차를 받아야하는데, 자전거 검차를 하려면 헬멧과 사이클에 배번호를 부착해야한다. 배번호 중에 가장 작은 크기가 헬멧용 배번호이니 양 옆과 정면에 배번호 스티커 붙이고, 사이클 배번호를 붙여야 하는데, 이것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헤멨다. 다른 분들을 보니, 케이블 타이를 안장 밑부분에 감은 다음에, 케이블 타이에 삐져 나온 부분에 배번호 스티커를 붙이는 것 같던데.......맞는지 모르겠다. 현장에서 경험자에게 물어 보는게 좋을듯. 필자는 케이블타이 버리고 그냥 대충 배번호 스티커만 사이클에 붙여버렸다. 이렇게 하면 소위 말해 뽀대가 안난다. 대회장 이벤트를 하는 장소에 펌프가 비치되어 있으니, 자전거 타이어에 바람을 넣을 필요가 있으면 이용하고 가도록 하자.

대회 전날에 오후 5시부터 바꿈터 개방을 하는데, 이때는 자전거 거치만 가능하다. 기타 헬멧을 포함한 필요 물품들은 대회 당일 아침에 바꿈터 개방할때 바구니에 챙겨놓아야한다.

헤나번호는 대회 당일날 아침 먹고 숙소에서 대회장으로 가기전에 부착하고 가는게 좋은것 같다. 대회장가서 부착하면 사람 많아서 정신 없을테니 말이다. 본인은 무릎위 허벅지에다가 헤나번호를 새겼는데, 다른 분들 보면 어깨, 팔쪽에 많이 하신다. 헤나번호 부착 방법은 앞 부분 비닐을 때고, 뒷면 종이 부분을 물에 적신 다음에, 비닐 땐 면을 몸에 대고, 가볍게 쓰윽 문질러주면 붙는다.

해양 스포츠 센터. 여기에서 등록 및 필요 물품을 수령한다.
사이클 검차 전에 이렇게 헬멧과 사이클에 배번호를 붙여야한다. 사이클에 붙이는 배번호는 케이블타이를 이용해서 붙이면 좀 더 깔끔하다. 

대회 시작전

4시 반쯤에 일어나서 편의점 죽과 빵으로 아침을 때우고, 헤나 번호를 부착하였다. 첫 참가자는 1000번대 배번호가 부여되서, 네 자리 새기려니 귀찮다. 경기복에 외투를 걸치고, 웻슈트 및 기타 필요 물품들을 챙겨서 대회장으로 향했다.

대회날 아침 바꿈터는 사람들이 많이 북적댄다. 다들 바꿈터에 물건 챙기고, 웻슈트 갈아입느라 정신 없다. 바셀린을 가져갔는데, 웻슈트 입기 편하게 팔, 다리 부분과 겨드랑이 쪽에만 바셀린을 바르고 목쪽에 바셀린을 안발랐더니, 추후에 수영 경기가 끝나고 목 뒷쪽이 웻슈트에 쓸려 있었다. (지금도 따갑다.) 바셀린을 챙겨갔다면, 웻슈트입고 목쪽에 바셀린을 꼭 발라줄것!

대회 출발 순서는 주니어부, 장애인부, 상위 랭커, 20대, 30대 초반, 30대 후반, 40대 초반 1그룹, 40대 초반 2그룹, 50대 초반, 50대 초반 ~ 70대, 여자부, 20대 ~ 30대 초반 초보, 30대 후반 ~ 40대 초반 초보, 40대 후반 ~ 여자 초보, 릴레이, 40대 후반 1그룹, 40대 후반 2그룹 순으로 그룹 별로 텀을 두고 출발한다. 나처럼 첫 참가자는 초보 그룹에 속해서 한참뒤에 출발하니 다른 그룹 출발하는 것 보면서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 출발한 주니어부가 수영 마치고 바꿈터로 진입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수영

가장 자신있었던 수영이 최대 고비였다. 수영에서 탈락 할 뻔했다. 오픈워터 수영이라고는 여름휴가때 오키나와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잠시 해 본게 다인데, 당시에 딱히 힘든점이 없어서 오픈워터 수영을 연습을 전혀 안했다. 그러니 이번이 오픈워터 수영의 첫경험인 것이다.

무엇이 가장 문제였냐면, 일단, 아무것도 안보인다. 한국 바다를 너무 만만하게 봤다. 물속 시야는 0이고, 방향을 확인하려면 물밖에 머리를 들고 확인(헤드업)해야 하는데, 헤드업 연습을 거의 안했다. 아무 생각없이 스트로크하면서 가다가 뭔가 허전에서 주위를 둘러보니, 나혼자 엉뚱한 곳으로 가고 있었다. 다시 생각없이 막가다가, 또 엉뚱한 곳으로 가서 진행 요원에게 어느 방향인지 묻고, 다시 엉뚱한곳 가고, 물으면서 가고......큰일이다. 이대로는 완주 못할거라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이대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해본적도 없는 헤드업을 급조해서 시도해 보았다. 빨리 가는 것보다는 지속적으로 방향을 확인하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였다. 이제야 제대로된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 750m 반환점을 돌고나니 경로 표시 부표가 오른쪽에 있어서 오른 호흡만으로도 어느정도 방향 확인이 가능하였다. 이제 안심도되고 몸도 풀렸겠다. 속도 좀 내볼까? 쑤욱~쑤욱~ 2비트 발차기와 스트로크 잘된다. 앞에 가시는 분들 한 둘씩 따라 잡는다. 너무 필받았는지 발차기때 왼쪽 종아리에 쥐가 났다. 발목을 올려서 급하게 쥐 나는것 풀고, 다시 천천히 갔다. 

나중에 기록을 확인해보니 수영 기록이 44분이다. 아마 여기서 20분 정도는 초반에 길을 못찾아서 헤메다가 보냈을 것이다. 조금만 더 늦었으면 50분 컷오프 탈락될 뻔했다.

사이클

수영 도중 경로를 찾지 못해 당황한 것 때문에, 수영 피니시 라인을 들어올때는 심리적으로 많이 안심되었다. 바꿈터에서 에너지젤 하나 들이키고, 웻슈트 벗고, 머리와 발바닥 물기를 닦은 다음에 양말과 운동화(워킹화)를 신었다. 헬멧과 고글 착용하고, 사이클을 끌고, 사이클 출발점까지 달려갔다. 

트라이애슬론 대회를 준비하면서, 사이클 훈련은 평지에서 페달링(RPM 높이기) 훈련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적어도 통영 대회만큼은 내가 했던 훈련이 거의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당최 평지가 있어야 말이지;; 통영 대회는 사이클 코스 대부분이 언덕(오르막과 내리막)으로 구성되어있다. 업힐 훈련을 했던 적이 있던가? 아 딱 한번 하긴 했었다. 그렇지. 석달 동안 훈련하면서 업힐 훈련은 딱 한번 했다. 두번인가? (훈련 내역 참고) 대회날 통영에 바람이 심하게 불었는데, 사이클 코스가 대부분 언덕이라 바람의 영향도 크게 받지 않는 것 같았다.

오르막은 빌빌대면서 기어다시피 올라가고, 내리막은 안전상 페달링은 커녕, 앞에 계시는 분과 안전거리 확보를 위해 브레이크 잡으면서, 그렇게 진행했었다. 완주가 목표이므로 체력 안배도 고려하면서 너무 뒤쳐지지 않게 안전 거리 확보하면서 다른 분들 따라가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후반부 오르막 코스때는 평소에 사이클 라이딩시에 한번도 써본적이 없는 앞기어 inner를 드디어 써보게 되었다. 사이클을 구입해서 지금까지 앞기어는 outer로 고정해두고 한번도 바꾼적이 없었는데......

오르막은 속도가 너무 느리고, 내리막은 안전거리 확보차원에서 브레이킹을 많이하고, 체력 안배 차원의 페이스 조절등의 요인으로 1시간 40분대 정도의 기록이 나올 줄 알았는데, 나중에 기록을 확인해보니 1시간 33분이다. 그래도 아스팔트 라이딩이라 그런지 생각보다는 기록이 좋게 나온 것 같다. 

통영 대회를 생각하고 있다면 사이클 업힐 훈련에 투자 많이 할것!

달리기

의도적인 페이스 조절했으니 사이클도 그렇게 힘들지 않았지만, 경험하지 못한 연속된 업힐은 쉽지만은 않았다. 그런데, 달리기는 세 종목중에 가장 편했다. 사이클에서 체력 안배를 너무 많이 한건가. 평소 훈련때 필요한 근전환 따위도 전혀 필요없었다. 달리기 코스로 나가자마자 바로 평소 페이스로 달리는 것이 가능하다.

바꿈터에서 사이클 거치하고, 헬멧 벗고, 신발 갈아 신은 뒤에 남은 에너지젤을 마저 흡입하고 달리기 코스로 나갔다. 화장실에서 볼일 좀 보고;; 가볍게 뛰어보니 사이클 코스에서 페이스 조절을 너무 많이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평소 달리기 훈련때처럼 초반부터 5분/km 페이스로 뛰었다. 5km 지점을 지났을때 아무리 기록보다는 완주가 목표라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땀 한방울도 안흘리고(이날 쌀쌀하고, 바람이 심했다.) 너무 고생없이 경기 하는것 같아서 페이스를 좀 올려보았다. 그렇게 페이스를 올려서 한 2km 정도 되는 거리를 뛰었는데, 양쪽 허벅지에 쥐가 났다. 지금까지 한번도 쥐가 난 적이 없는 부위의 근육이다. 아마도 사이클 업힐 코스 영향이 있는 것 같다. 3km 밖에 안남았지만, 혹시나 싶은 불안함에 잠시 다리 스트레칭 하고, 다시 페이스를 늦춰서 남은 거리 마저 진행하였다. 역시 사람의 몸은 솔직하다. 훈련이 부족하면 경기때 이렇게 알려주니 말이다.

나중에 기록을 확인 해 보니 달리기 기록이 52분이 나왔다. 달리기 도중에 화장실에서 볼 일 본 시간도 있어서 평소 뛰는 50분/10km 페이스 그대로이다. 허벅지 근육에 쥐가 안났으면 40분대도 노려볼만 했을텐데 조금 아쉽다. 역시 가장 시간 투자를 많이 한 종목이라 했던 만큼 그대로 나오는 것 같다.

어찌되었건 올해 목표 달성~!

완주 인증샷


훈련내역

10월은 감기때문에 달리기 2회정도 한 것을 제외하고 훈련 한 내용이 없으니 생략. 감기만 아니었으면 제대로 훈련해서 Sub-3 달성했을텐데~! 이게 다 감기때문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